낮은 자의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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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쥐20
- 조회 : 3,330회
- 작성일 : 201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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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예배 중 어느 장로의 대표기도가 이어졌다..
"...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성장하여 G20을 개최할 수 있는 영광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사의 온전한 진행을 위해 불순분자 방해세력이 틈타지 못하도록 도와주시고...."
순간 신경질이 확 나서 눈이 뒤집혔다. 성경책을 집어 들고 예배를 뛰쳐나갈 뻔했다..
하찮은 G20 이라는 것이 하나님께 제를 올리며 예배드리는 중에 대표기도를 하면서 감사해야 할 제목인가..
성경책을 들고 잠시 고민을 했다.. 우리가 정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G20을 개최하는 것인가?
G20 홍보물 어디에도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또 그 영광을 위해 개최한다는 문구는 못 봤다.
그 목적 또한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안들 수가 없다.
우리 대한민국의 기독교계는 하나님께서 우리 대한민국을 사랑하셔서 교회가 부흥하고, 나라가 발전했다고 한다.
물론 동감한다.. 하지만 많은 복을 받은 자는 받은 복을 잘 사용하고, 잘 전파할 줄 알아야 한다.
받은 복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겸손히 낮은 자세로 하나님을 전파하는데 주력하면 그만일 것이다.
하나님은 낮은 자를 높여주시고, 갇힌 자를 해방시켜주시며, 병든 자를 고쳐주시는 하나님이라고 성경에도 써 있다.
G20 이 과연 그러한 행사인가? 낮은 자를 위한, 갇힌 자를 위한, 병들고 못 사는 사람들을 위한 행사인가?
장로 대통령이 하는 것이면 다 신앙적으로 합당하며, 모든 교회가 기도를 해야 하는 제목이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장로로써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세계 선진국 수장들이 우리 나라에 모이는 것이 그렇게까지 영광스러운 일인가?
내가 볼 때는 G20 수장 떼거리가 모이는 저딴 행사는 빈곤국 아동을 위한 나눔 장터 행사 .. 뭐 이런 것보다 더 훨씬 값어치 떨어지는 행사다.
맨날 국격 국격 거리면서 저딴 허례허식에 빠진 행사나 치르려 하는데.. 격이라는 것은 내가 세우려고 한다고 해서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나는 모든 국민이 자유롭고, 평등하며, 인간답게 살 수 있고, 나보다 뒤쳐진 이웃을 배려할 줄 아는 국가에 '격'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싶다.
가끔은 한국 기독교계를 바라보며 안타까울 때가 많이 있다. 지나치게 투쟁과 쟁취, 승리에 도취되어 있는 듯 한 냄새가 짙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 인간의 눈에 보이도록 마치 전쟁을 통해 투쟁하여 점령하듯이 확산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잠잠히 오는 것임에.. 우리의 행태가 과연 하나님 눈에 어떻게 보일지 걱정이 된다.
우리 대한민국이 기뻐하고 감사할 것은 이런 세력이 확산된 것이 아니라, 전할 곳을 찾아 전념하는 것에 감사하고 기뻐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교회들은 맨날 교회 신자 늘리고 세를 불리는 것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주위의 못 사는 사람 어려운 사람에 대한 배려를 통해
주의 이름을 안 믿는 자들의 입술에 깨끗하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요즘 그 분이 수장이 된 이후로 욕을 엄청나게 먹고 있다. (요즘은 뭔 은행 설립한답시고 쇼들을 하고 있다.)
이들을 도리어 비난할 것이 아니라, 또 이들과 투쟁하여 이겨야 할 상대로 여길 것이 아니라..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겸허하게 기도하며 반성할 것을 찾아야 한다.
댓글목록

백두 송상엽님의 댓글
백두 송상엽 작성일
마음 속에 새기겠습니다. 100% 동감하지는 않지만, 마음에 새길 부분이 많습니다.
낮은 자리에서 조용히 이 땅의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참경건이라고 우리는 배웠습니다. 스스로 낮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백두 송상엽님의 댓글
백두 송상엽 작성일
예전에 저는 굉장히 날카로운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돌아보니 공격적이고 피흘리기를 좋아하는 마음일 뿐이었습니다.
죄와 허물로 죽을수 밖에 없던 우리에게 긍휼을 베풀어 주신 주님을 기억합시다.
범죄한 우리를 위해 값없이 피흘리신 주님의 피를..
분명 쥐20님은 하나님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사랑이 있는 분일 것입니다.
그 열정과 사랑을 마음껏 쏟아부어 주십시오.
하나님을 위하고 주위의 관계된 모든 자를 위하여..
부족한 제가 그 모습을 배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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